트럼프 일가 가상자산 사업 또 이해충돌 논란…美 당국 은행 설립 예비 승인

트럼프_가상자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관여하는 암호화폐 기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이 미국 연방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 관련 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WLF가 중국계 인공지능(AI) 모델을 제공하는 기업과 사업 관계를 맺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금융 규제 문제를 넘어 국가안보와 대중국 정책의 일관성 문제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WLF, 스테이블코인 운영 신탁은행 설립 추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지난 14일 스테이블코인 관련 업무를 담당할 신탁은행 설립 과정에서 미국 통화감독청(OCC)의 예비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설립이 추진되는 금융기관의 명칭은 ‘월드리버티트러스트컴퍼니 내셔널 어소시에이션(WLTC)’이다.

해당 은행은 향후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관련 금융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최종적인 은행 영업 허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WLTC가 실제 금융기관으로 출범하려면 앞으로 자본 요건과 내부통제 시스템을 비롯해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럼에도 연방 금융당국으로부터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WLF 측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결정으로 평가된다.

대통령 일가 기업에 정부가 승인…이해충돌 논란

논란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사업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기업을 현 행정부 산하 금융당국이 직접 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친암호화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동시에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도 빠르게 확대되면서 대통령의 정책 결정과 가족 사업 사이에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는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CNN은 이번 OCC의 결정을 두고 감독해야 할 대상과 감독기관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감독을 받아야 할 당사자가 오히려 금융 규제 체계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취지의 강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노골적인 자기거래”

미 민주당에서도 즉각적인 비판이 나왔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은행위원회 간사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대통령 일가와 연방정부 사이의 이해관계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워런 의원은 트럼프 일가가 소유하거나 관여하는 기업이 현 행정부 산하 기관으로부터 중요한 금융 승인을 받는 구조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통령의 정책 결정이 가족의 사업적 이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존 금융기관보다 더욱 엄격한 이해충돌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반면 WLF 측은 정상적인 금융당국 심사 절차를 거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종 승인까지는 추가 심사 남아

OCC의 이번 결정은 ‘예비 조건부 승인’이라는 점에서도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 설립을 공식적으로 허가받기 위해서는 조직구조와 리스크 관리체계, 자본 건전성, 소비자 보호, 자금세탁 방지 시스템 등 다양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가상자산과 연계된 금융기관은 기존 은행보다 자금세탁과 고객자산 보호, 시장 변동성 등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WLTC가 실제 영업을 시작하기까지는 추가적인 심사와 조건 이행 절차가 남아 있다.

다만 연방당국이 예비 승인을 내줬다는 사실만으로도 WLF가 향후 미국 가상자산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WLF, 중국 AI 관련 기업과 거래 논란도

은행 설립 논란과 별도로 WLF가 중국계 AI 기술과 연결된 기업과 사업 관계를 맺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WLF는 홍콩에 본사를 둔 AI 서비스 업체 ‘월드클로’와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클로는 올해 초 설립된 기업으로 고객들에게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해당 회사에서는 WLF가 발행한 가상자산 토큰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LF 관계자가 월드클로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월드클로 AI 모델 절반가량 중국 기업 기술

논란이 커진 이유는 월드클로가 제공하는 AI 모델의 상당 부분이 중국 기업에서 개발된 기술이라는 점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월드클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AI 모델 가운데 약 절반이 중국 기업들이 개발한 모델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는 Z.ai를 비롯해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중국의 주요 기술기업이 개발한 AI 모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첨단기술 기업들을 미국 국가안보와 지식재산권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강경한 정책을 추진해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기업이 중국 AI 모델을 활용하는 사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 방향과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강경한 대중국 정책과 가족 사업 사이 ‘엇박자’ 지적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AI와 반도체, 첨단 컴퓨팅 분야를 핵심 국가안보 영역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중국 기업에 대한 첨단 반도체 수출 제한을 비롯해 AI 기술과 관련된 여러 규제 정책을 확대해왔다.

특히 미국 기업의 핵심 기술이나 데이터가 중국 기업으로 이전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도 강화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기업이 중국 AI 기술을 활용하는 업체와 상업적인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야권에서는 행정부가 중국 기업을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대통령 가족의 사업에서는 중국 기술과의 연결을 허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가상자산 친화정책 속 WLF 영향력 확대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트럼프 일가의 대표적인 가상자산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적극적인 친가상자산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미국 내 암호화폐 산업 규제를 완화하고 블록체인 기업의 금융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을 강조해왔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가족이 가상자산 토큰과 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면서 이해충돌 문제도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대통령이 가상자산 관련 규제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가족 기업이 정책 변화로 경제적 혜택을 얻을 경우 정치적 논란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테이블코인 사업 확대에도 관심

WLTC가 최종 승인을 받을 경우 WLF의 스테이블코인 사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에 가격을 연동하도록 설계한 가상자산으로, 일반적인 암호화폐보다 가격 변동성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와 송금, 디지털 금융 인프라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뿐 아니라 기존 금융회사들도 관련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WLF가 자체 금융기관을 확보할 경우 가상자산 발행과 보관, 결제 등 사업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규제와 정치적 이해충돌 논쟁 계속될 듯

이번 논란은 미국에서 가상자산 규제 완화와 정치권의 이해충돌 문제가 동시에 맞물린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가상자산 산업의 규제 장벽을 낮추고 미국을 글로벌 디지털자산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일가가 직접 관련 사업을 운영하면서 정책 변화가 특정 기업이나 가족의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 AI 기업과 연관된 업체와 WLF의 거래 관계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의 범위는 금융 규제뿐 아니라 미국의 대중국 기술정책과 국가안보 영역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앞으로 OCC가 WLTC에 최종 승인을 내릴지, 의회가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과 정부 정책 사이의 이해충돌 문제를 본격적으로 조사할지가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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