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 공식 출범…피지컬 AI·인간 중심 로봇 연구 본격화

인간중심로봇

서울대학교가 차세대 로봇 기술과 피지컬 AI 연구를 이끌 새로운 연구 거점을 마련했다. 생활을 돕는 로봇부터 웨어러블 로봇, 의료 분야에 활용되는 로봇까지 사람을 중심에 둔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대는 18일 관악캠퍼스 해동첨단공학관에서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연구 활동에 들어갔다.

이번 연구소는 정부의 국가연구소 사업에도 선정돼 향후 최대 10년 동안 매년 100억원 수준의 연구비와 인프라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 공식 출범

이날 열린 개소식에는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을 비롯해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박민규·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 등 정부와 정치권,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는 단순히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자동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생활과 건강, 신체 능력을 지원할 수 있는 로봇 기술 개발을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연구소가 제시한 핵심 방향은 ‘인간을 위한 로봇’이다.

최근 AI 기술이 컴퓨터 안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콘텐츠를 생성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고 물체와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 분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만큼 서울대도 관련 연구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생활·웨어러블·의료 로봇 3개 분야 집중

연구소가 우선적으로 연구할 분야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사람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생활형 로봇이다. 가정이나 일상 공간에서 사람과 함께 활동하면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을 개발한다.

두 번째는 신체 능력을 보완하거나 확장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사람이 직접 착용하는 형태의 로봇을 통해 이동이나 작업을 지원하고, 향후에는 신체 기능이 제한된 사람들의 재활이나 생활 보조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 번째는 의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이다.

사람의 몸 안에서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 과정에 활용되는 기술을 포함해 기존 의료기술과 로봇공학을 결합한 새로운 연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인간을 위한 로봇

공학·의학 등 교수 80여 명 참여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전공 분야가 함께 참여한다는 점이다.

연구소에는 기계공학과 전기정보공학, 컴퓨터공학 등 로봇 개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공학 분야뿐 아니라 의학과 보건학 등의 연구진도 참여한다.

참여 교수만 약 80명에 달한다.

로봇을 실제 사람의 생활과 의료 환경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계설계나 인공지능 기술뿐 아니라 인간의 신체와 건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만큼 학문 분야의 경계를 넘어선 융합 연구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AI 알고리즘, 센서, 구동장치, 기계구조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결합하는 피지컬 AI 기술의 특성상 여러 분야 연구자들의 협력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MIT·카네기멜런·엔비디아 등과 글로벌 협력 추진

서울대는 국내 연구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 유수의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들과도 협력할 예정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미디어랩과 카네기멜런대학교(CMU) 로보틱스연구소 등이 주요 협력 대상으로 언급됐다.

AI와 로봇 산업에서 영향력이 큰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 연구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외의 첨단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동시에 국내 연구진과 학생들이 글로벌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세계적인 연구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가 안정적으로 구축될 경우 국내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10년 인간 중심 피지컬 AI에 도전”

조규진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인간을 중심에 둔 피지컬 AI 로보틱스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기존 로봇이 사전에 설계된 명령이나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로봇의 형태와 구조 자체가 환경에 적응하고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특히 연구 결과가 기술적 성과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사람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인공지능 기술이 로봇의 몸과 결합해 현실 공간에서 직접 작동하는 피지컬 AI가 차세대 AI 산업의 주요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500억원 투입해 7층 규모 로보틱스 전용 건물 추진

연구 인프라도 대폭 확대된다.

서울대는 약 500억원을 투입해 7층 규모의 로보틱스 전용 연구 건물을 건립할 계획이다.

새로운 건물에는 연구실뿐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로봇을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는 공간과 실험시설 등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는 전용 공간을 단순한 연구시설에 그치지 않고 연구와 교육, 창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로보틱스 생태계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적인 연구자들이 모여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학생들이 새로운 로봇을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연구 과정에서 개발된 기술이 창업과 산업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연구 성과 창업·산업으로 연결한다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목표는 연구 결과의 산업화다.

대학 연구소에서 새로운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업이 등장할 수 있도록 창업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최근 로봇 산업에서는 휴머노이드와 물류 로봇, 협동 로봇, 의료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피지컬 AI가 AI 산업의 다음 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으면서 대학에서 개발된 기술을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하는 과정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서울대는 연구소와 전용 건물을 중심으로 교수와 학생,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연구·창업 생태계를 구축해 국내 로봇 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국가연구소 선정…최대 10년간 연 100억원 지원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는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가 함께 추진하는 국가연구소(NRL 2.0)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국가연구소 사업은 국내 대학 부설 연구소 가운데 경쟁력을 갖춘 곳을 선정해 첨단 기술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정된 연구소에는 정부와 대학이 연구비와 인프라를 지원한다.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의 경우 최대 10년 동안 연간 약 100억원 수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장기간 안정적인 연구비를 확보하게 되면서 단기적인 연구 성과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난도 로봇 기술과 피지컬 AI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서울대 “국내 로보틱스 연구의 책임 커졌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이번 국가연구소 선정이 서울대가 갖고 있는 연구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서울대가 국내 로보틱스와 피지컬 AI 분야의 발전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도 커졌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이 실패 가능성 때문에 새로운 연구를 주저하기보다 도전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특히 로봇과 AI 분야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기술적 과제가 많아 장기적인 투자와 다양한 실험을 허용하는 연구 문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연도 진행

개소식이 열린 해동첨단공학관에는 연구소에서 활용하는 여러 종류의 로봇도 전시됐다.

서울대 로봇 동아리 ‘셰이프(SHAPE)’ 소속 학생들은 행사 현장에서 직접 로봇 기술을 시연했다.

학생들의 연구에 활용되는 로보티즈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피엔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공중제비를 하는 등 사람과 유사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학생들도 연구소 출범을 계기로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분야의 연구 및 프로젝트를 확대할 예정이다.

로봇을 직접 설계하고 제어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이 확대되면 학생들의 연구 역량뿐 아니라 향후 관련 분야 창업과 산업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피지컬 AI 경쟁 속 국내 로봇 연구 거점으로

AI 산업의 중심이 생성형 AI에서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로 확장되면서 글로벌 기업과 대학들의 로봇 기술 경쟁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로봇 연구의 핵심 거점 가운데 하나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향후 생활형 로봇과 웨어러블 로봇, 의료 로봇 분야의 기술 개발과 함께 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 학생 교육, 스타트업 창업까지 연결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최대 10년에 걸친 정부 지원과 별도의 로보틱스 전용 연구시설 구축이 예정된 만큼 서울대가 국내 피지컬 AI와 로봇 산업에서 어떤 기술과 기업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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